<공허의 1/4>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작가 한수영이 2002년 등단 이후 3년간 발표한 단편들을 모은 첫 소설집. 우리 사회의 약자이자 타자인 노인과 조선족ㆍ외국인 여성 노동자,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따뜻하고 관조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정제된 문체와 안정적 서사 구조로 그려 내고 있다. 도둑이었던 외할머니와 그로 인해 힘든 생을 살아가야만 했던 어머니의 삶을 어린 소녀의 천진하면서도 아프지만 긍정적인 시선으로 표현한 <나비>, 연변에서 한국으로 시집 와 행복한 삶을 살고자 했지만 힘든 노동과 남편의 불륜, 그리고 폭력과 불임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만자의 이야기를 그린 표제작 <그녀의 나무 핑궈리>를 포함해 등단 후 발표한 <구리 연>, <벽>, <꽃이 진다> 등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사과와 배를 접목한 독특한 나무 핑궈리. 연변에만 있는 그 나무는 그녀, 만자 씨가 꿈꾸는 천상의 나무다. 그 나무에 대한 환상이 있기에 그녀는 살아간다. 이렇게 사람이 살아가게 만드는 힘은 쇠붙이가 아니라 자연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에 대한 환상이다. 만자 씨를 고향으로 이어주는 나무, 오로라가 그리워하는 바다. 문패를 달게 해 주는 흙, 그리고 어머니와 아이를 이어 주는 이. 이 모든 것들은 쇠붙이가 아니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갈 것인지 알려 주는 생명체이고 아우라다. – 권택영 (문학평론가, 경희대 교수)
나비 벽 그녀의 나무 핑궈리 구리 연 피뢰침 번지점프대에 올라서다 꽃이 진다 스프링벅 작품 해설 : 프로메테우스가 잊은 것 / 권택영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