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우리는 말라케 부두에 있는 들라보르드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웨이터의 행동은 눈에 띄게 서툴렀다. 나자에게 반한 것 같았다. 그는 있지도 않은 음식 부스러기를 냅킨으로 훔치고, 이유 없이 그녀의 손가방을 옮겨 놓고, 주문한 음식을 하나도 기억하지도 못한 채 우리 테이블 주변에서 쓸데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나자는 몰래 웃더니 나에게 이쯤에서 끝날 일이 아니라고 예언했다. 정말로, 그가 정상적으로 옆 테이블에 서명을 할 때에도 우리들 잔 옆 쪽에 와인을 쏟거나, 우리 앞에 접시를 놓는 데 극도로 조심하다가 다른 쪽 접시를 뒤엎어서 접시가 떨어지고 깨지는 일이 벌어졌다. 식사의 처음부터 끝까지(다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게 되는데) 깨진 접시를 세어 보니 열한 개나 되었다. 그가 주방에서 나올 때마다 우리 앞에서 나자를 쳐다보는 모습은 꼭 넋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9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