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도서는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 민음사 출판에서는 [삶의 한가운데]-였어요.
출판 당시 니나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는데 넘 기대가 컸을까요
전 사실 처음엔 내용들이 그리 마음에 와닿지 않았어요.
저희 멤버들 가운데서도 몇몇은 저랑 비슷한 반응이었지만 몇몇은 감동적이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날 소설 속 인물들과 세상 사는 이야기를 접목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 소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알 것 같더라고요.
처음에 여주인공 ‘니나’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조금 난감했어요.
자신의 불행을 스스로 받아들여 극복해나가려는 강인하고 정열적인 이미지인 건
사실 부러운 부분이기도 해요.
‘자신의 절망을 큰 재산처럼 여기게 만들고 남들이 부러워하도록 만든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여자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동정심에 처음 만난 남자와 잠자리를 하고
하룻밤 함께 보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채 다른 남자와 결혼까지 하는 부분에서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기도 했어요.
게다가 마지막에 니나가 떠나고 찾아온 남자는, 소설 속에서 확실히 누군지 밝히진 않았지만,
니나 주위에 등장하지 않은 또 다른 남자일 거란 추측에 놀랍기도 했고요.
뛰어난 여주인공이 되기 위해선 모든 남자들에게 무조건 인기가 있어야 되는
요즘 트렌드 드라마 같기도 하단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다른 민족이나 여성 차별이 보편적이었을 당시 시대를 감안해보면 루이제 린저가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네요.
그리고 남주인공 부슈만이 처음엔 넘 바보같아 보이기만했어요.
자신을 사랑해 주지도 않는 니나를 위해 뭐든 베풀려고 하고 도울려고만 하는
순애보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하니까요.
하지만 모임에서 얘기하다 보니 부슈만이 니나에게 주기만 하지는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니나를 사랑한 죄로 혼자 고통을 받기도 하지만 자기의 성향과는 완전 반대인, 자신이 가지지 못한 걸 가진 니나를 보며 용기를 얻고 삶의 활력소를 찾아내기도 한다는 거죠.
그러니 이 소설 속의 니나가 꼭 나쁜 여자이고 부슈만은 바보같은 남자라고 단정짓기는 힘들 것 같아요.
민음사의 해설부분에서 ‘우리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이 대부분인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란 한마디가
어쩌면 이 책의 모든 것을 대변한 문장이 아닐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