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단편선에는 읽다 보면 “저 사람 대체 왜 저러는 거야!”라는 소리가 나오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하다가 자신이 저지른 실수에 집착해 괴로워하는 회계원, 허영심 때문에 남편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는 아내, 이해할 수 없는 내기에 기꺼이 인생을 바친 젊은이… 제발 이런 식으로는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단편들은 ‘결국 그런 식으로’ 아니 그것보다 더 찝찝하게 끝난다.
그래서 처음에 읽었을 때는 다시 읽고 싶지 않았다. 인물들과도 거리감을 느꼈다. 현실에서 찾기 힘든, 이야기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인물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읽었을 때는 거부감을 느꼈던 이유가, 내 안에도 그 인물들과의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체호프는 어찌 보면 극단적이고 희극적인 인물 안에 인간의 약한, 무너지기 쉬운 면을 그려넣었다. 한번쯤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단편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