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사강이란 이름이 왠지 낯설지 않다했는데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탤런트 중에도 이런 이름의 연예인이 있었다. 근데 프라수아즈 사강은 본명이 아닌 필명이다. 원래 이름은 프랑수아즈 쿠아레로 ‘사강’이란 이름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15권짜리 장편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따왔다고 한다.

사강은 자유분방한 생활로 유명한데 죽을 때까지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다.

두 번의 결혼과 이혼, 도박, 자동차 경주, 약물 중독 까지 몇 번이나 프랑스를 떠들썩하게 했다. 코카인 소지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는데 프랑스 한 풍자 쇼에 출연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고 한 말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제목에서 문장부호가 물음표가 아니라 점 3개의 말줄임표로 끝나야 한다고 사강은 강조했다고 한다.

이 소설 속의 25살의 청년 시몽이 39살의 폴에게 눈이 멀어 브람스 연주회로 초대할 때 이렇게 물어 보는데, 이는 실제 뭘 물어보기 위해 하는 말이라기보다 뭔가 더 할 말이 남아있다는 걸 암시하기도 하는 것 같다. 아님 요하네스 브람스가 실제 14살 연상의 여인을 맘에 품고 살았던 인물인 만큼 시몽의 마음을 그런 식으로 표현한 게 아닐까도 싶다.

그런데 실제 프랑스인들은 브람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연주회에 누군가를 초대하거나 할 때 이런 질문은 필수라고 한다. 그 이유를 찾아보니 브람스의 음악 풍은 약간 어둡고 침울한데 비해 프랑스인들이 선호하는 것은 화사하고 밝은 이미지라 그렇다고 한다.

 

 

 연상의 여인 폴과 젊은 청년 시몽, 그리고 전 애인 로제 사이의 삼각관계를 담담하고 흥미롭게 잘 묘사 하고 있다. 사실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런 상황에 처한 여자라면 누구나 고민이 되지 않을까 싶다. 현실적으로 남의 이목도 그렇게 미래를 위해서도 그렇고 넘 어린 청년을 반려자로 삼기에는 좀 불안하긴 할 것이다. 하지만 옆에 젊고 잘생긴 그가 그렇게 잘해 주려고 애쓰고 있음에도 전 애인을 못 잊어 한다면 폴은 처음부터 시몽에게 사랑의 감정 같은 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