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커렌 조이 파울러는 결혼하고 평범한 주부로 지내다 소멸해 가는 느낌에서 벗어나기 위해 글을 썼고 지금까지 200번의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의 네 번째 작품인 ‘제인 오스틴 북클럽’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올랐다고도 한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읽은 여자라면 그녀의 작품 세계-화려한 사교계 파티와 무뚝뚝한 부자 남자, 아름다운 숲과 저택-에 빠져들어 BBC드라마 작품들을 찾아보거나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오만과 편견’을 드라마로 먼저 본 뒤 책을 읽게 되었는데, 드라마 속의 인물들이 너무 강하게 머릿속에 남아 있어, 두꺼운 책으로 설명된 그 인물들을 더 정확하게 만나긴 어려웠다.
그래도 그녀의 작품들 속 여 주인공들은 예의 바르고 다정하고 때론 똑 부러지는 사랑스런 인물들로 남아 있다.
재미와 감동을 주는 책을 읽고 나면 당연히 저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른 이들과 또한 자신이 느낀 감정들을 함께 하고 싶어 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그런 감정으로 이 소설을 쓰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각자의 사연을 품고 있는 6명이지만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함께 저녁이나 술을 한잔씩 하면서 의견을 나눈다는 건 가슴 설레는 일이다.
이런 문장이나 문구에서 빵 터졌다거나, 이런 상황은 좀 이해가 안 간다거나, 이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여러 가지의 수다거리를 준비해 한자리에 모이게 되니 말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북클럽의 내용보단 각자 개인 스토리를 더 많이 보여준다는 게 아쉬워 보인다. 거기다 북클럽 내용 안에서도 서로 같은 책을 읽고 나서 이런 점에 공감한다기 보다 자기 의견은 이러하다는 식으로 흘러가곤 한다.
이 책의 번역가는 프루디와 학생간의 절묘한 기싸움이 재미있게 보였다는데 솔직히 난 제일 지루하게 읽혀진 부분이었다. 조슬리와 실비아의 어린시절 이야기도 자주 등장하는데 그렇게 재미있진 않았다.
북클럽이라는 소재를 소설 속에 끌어들인 저자의 기발한 아이디어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나 표현 같은 건 별로란 느낌이었다.
책 뒤쪽 커버에 ‘할 수만 있다면 정말 먹어버리고 싶은 소설’이란 문구가 너무 호들갑스러운 표현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