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혼란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라 당황스러울 정도로 혼란스러움 그 자체이다.
주인공 후안 쁘레시아도가 어머니의 유언대로 아버지 페드로 빠라모를 찾아 꼬밀라라는 마을로 향한다.
꼬밀라… 유령들의 마을에서 아버지의 흔적을 제대로 느끼기도 전에 주인공 후안도 죽는다. 후안의 죽음 이후 이야기는 꼬밀라에 뿌리내린 아버지 페드로 빠라모의 과거로 향한다.
현실과 과거, 이 세상과 저 세상 사이에 있는 여러 인물들의 독백이 뒤섞이며 이야기는 흘러가고…
나는 그 흐름을 쫓다가 혼란은 물론이고 이야기속에서 길을 잃고 망연자실해 했다.
20세기 초 멕시코, 미완의 혁명이 있었다고 한다. 독재 정치에 대항하여 30년간 지속되는 혁명..
이 땅의 우리에게도 그다지 낯선 이야기는 아니여서..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여서….
소설의 당황스러운 혼란스러움을 참고 이야기를 읽어내려갔다.
멕시코 혁명의 혼란스러운 역사가 멕시코를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그래서 그 시절을 관통한 뒤 쓴 이 소설 역시 `혼란` 그 자체가 되었는가 보다.
문맥 속에 함의되어 있는 의미, 여러 비유와 상징을 읽어내기에는 그 시절에 대하여 그리고 문학에 대하여
나의 이해가 얕기 때문에,
그리고 나는 그렇게 적극적인 독자가 아니기에…
나에게 이 책은 현재로서는 미완의 독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란스러운 삶이 녹아들어간 `페드로 빠라모`는 `달콤 쌉싸름한 쵸콜릿`에 이어 멕시코에 그리고 멕시코 문학에 한걸음씩 가까웁게 다가설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었다.
그리고 글로는 쉽게 표현될 수도 이해될 수도 없는 한 나라의 역사를 감정으로 먼저 느끼는 것도 나름 의미있는 만남이 아닌가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