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신을 찾아서 – 크리스토퍼 메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는 곳, 아토스

어제 대한민국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평화의 상징이셨던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소식이  저녁 9시 메인 뉴스를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었다.가톨릭 신자인 나로서도 참 가슴아픈 일이었기에 한 동안 멍하니 서서 유리관안에 누워 계신 그 분의 모습만 바라보았다.

유리관 안에 고이 잠드신 그 분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정말 하늘에서 내려 온 천사의 모습처럼 편안하고 자비로운 모습에 저절로 머리가 조아려짐을 느꼈다.

대한민국의 평화와 구원을 위해 노력하다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의 명복을 빌면서 부디 하늘에 가셔도 행복하시길 바라본다.

 

민음사에서 출간된 <숨은 신을 찾아서>는  동방정교회(東方正敎會, Eastern Orthodoxy)에 관한 책이다.

동방정교회란 가톨릭, 개신교와 더불어 3대 종파로 불리우며 사도시대부터 예루살렘 ·안티오키아 ·알렉산드리아 ·이집트 ·인도 ·그리스 ·동유럽 ·러시아 방면으로 발전하여 분포되고 오리엔트의 헬라문화권 안에서 성장한 그리스도교회의 총칭을 이루는 말이 동방정교회라고 생각하면 된다.

 

성산(聖山) 아토스 산은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가 본 사람도 많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그곳은 지상 최후의 성지 중 하나이고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 지방에 있는 있는 해발 2033미터에 자리잡고 있는 아토스 산은 칼키디키 반도에서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삼지창처럼 튀어 나와 있는 세 반도 중 하나인 아크티 반도에 있다. 한 때 신과 거인, 인간과 자연의 거대한 전투지였던 이곳은 동방 정교의 문헌들이 “보이지 않는 전쟁”이라고 불리웠던 곳이다. 이런 아토스 산을 이 책의 저자 크리스토퍼 메릴이 산 이곳 저곳에 있는 수도원을 여행하면서 기록한 순례 기록서이자 자기 자신의 영적 기록서가 바로 <숨은 신을 찾아서>이다.

 

성산(聖山) 아토스에는 여자들의 출입을 금(禁)하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성모 마리아가 신을 축복할 때 다른 여성들이 성모의 뜰에 발을 들여놓는 것을 금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11세기에 선포된 칙령에 따라 여성은 물론 동물의 암컷도 출입을 할 수 없는 곳이 아토스란 성지이다.

“아토스는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보아 왔다. 하지만 누군가 태어나는 것을 본 적은 없다.”고 존 율리어스 노위치가 말한 것처럼

성산 아토스에서 여성이나 암컷 동물들은  볼 수가 없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수의 암고양이들이 성산 아토스에 살고있다.왜 암고양이들이 성산 아토스에 오게 되었고, 또 살고 있는지는.. 이 책을 읽어보면 자연스레 풀릴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크리스토퍼 메릴의 아토스 산 순례는 세 차례에 걸쳐 이루어진다.

발칸 전쟁 직후인 1988년, 그리워서 다시 찾아 간 1999년, 그리고 새 천년이 시작하기 직전의 마지막 크리스마스에 찾아간 마지막 순례…이 세 번의 순례가 이 책에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 힘든 여정 속에서 이 책의 저자 메릴은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에 대한 해답을 깨닫게 된다.

영적 갈망 때문에 아토스 산에 간 메릴…

아토스 산의 수도원과 동방 정교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100여 권의 책을 섭렵하고 세 차례에 걸쳐 험난한 아토스 행을 감행하고 이를 실천에 옮긴 메릴…

세 번의 아토스산 순례가  “태양 아래 걸어 온 내 삶의 여정에 대하여 함구하고 하느님에게 더 가까이 가기 위함” 이라는 그의 말처럼 숨은 신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깨달음을 얻는 메릴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를 보내면서 그의 세 번에 걸친 아토스산 순례가 헛되지 않기 위해서 많은 여러분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고, 이 책을 통해 여러분도 여러분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숨은 신을 찾아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