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일종의 그릇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몸은 마음처럼, 영혼처럼, 능동적이다. 자기 자신을 몸에 더 많이 내주면 내줄수록 우리 인생은 더 어렵고 힘들어질 것이다. ” 나는 아직까지 육체와 정신의 관계를 이토록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을 본적이 없다. 언제나 우리의 정신이 추구하는 보다 높은 무언가에 한계가 되어지고, 괴로움이 되는 육체를 다시 정신의 한 부분으로 연결지어, 역시 우리를 좌절하게 만드는것은 정신의 나약함이라는 결론을 자주 내리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동안, 육체가 가진 힘, 그리고 육체없이 정신만 있는 A의 존재를 통해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연속성이 유지되고 있어서, 자아가 인식되어지고, 그래서 A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육체가 없는 존재를 우리는 과연 사랑할수 있을까? 혹은 육체 없는 존재를 존재라고 할수 있을까? 그렇다면 온전한 육체속에 병들어 있는 정신의 상태는 존재로 받아드려지는것일까? 여러인격을 가지고 있건 혹은 정신이 분열이 되건 하나의 육체를 온전히 가지고 있을때에도 우리는 그들을 하나의 존재로 받아드리는데 있어 어려움을 느낄까? A는 너무 따듯하고 깊은 정신의 소유자여서 읽고 있는 내내 마음이 편안하였다. 비록 아프지만, A를 통해 더 나은 내가 되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들이 생기며 이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