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욱 / 유라시아 역사기행

유라시아 초원의 유목민들이 일구어낸 문명은 야만적이지도 환상적이지도 않다. 그것은 초원이 척박한 환경을 딛고 강인하게 일구어낸 정착과는 또 다른 인류 문화의 발전이자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고대 문화의 큰 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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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하늘이 맞닿는 지평선이라는 개념을 모르고 자란, 험준한 산맥에 둘러싸인 반도인으로 살아온 나는, 강인욱 교수님의 들어가는 말에도 불구하고, 초원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다. 말을 타며 뒤돌아 활을 쏘는(이를 파르티안 사법이라고 한다) 강인한 육체, 유럽인들을 공포에 질리게 한 잔인함과 별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 그리고 꼬치구이(헤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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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동이족 즉, 동쪽 오랑캐라고 불리던 역사가 있었다. 초원의 전사 고구려는 주변 국들 상대로 양아치짓…을 많이 했었고 어쨌든 농경지가 부족한 유목민들의 삶의 방식 가운데 하나였다. 우리 역사와 문화가 유라시아 초원에 의해 이렇게나 많은 영향을 받아왔는지 몰랐는데 넘나 신기. 기껏해야 원나라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만 알았지. 흉노, 선비, 거란, 유연, 후연 등 많은 초원의 제국들과 동맹하고 전쟁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발전해온 우리 나라인데, 분단되어 대륙과의 길이 끊긴 것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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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로 구성되어 전차, 신라, 고구려 등 굵직한 주제를 두고 세부적으로 들어가며 들려주는 여러 소수민족과 낯선 유라시아 초원의 유물과 역사, 제국들의 이야기가 너무 재밌었다. 대체 내가 모르는 낯선 세상에 대한 이야기 너무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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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 회회아비가 사실 투르크계 위구르인일 수 있다는 거, 사마르칸트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에 그려진 고구려 사신(나 죽기 전에 볼수 있을까ㅠ), 물론 만리장성이나 진시황릉 정도야 가볼 수 있겠지만ㅠ 고고학자 및 역사학자들 힘내주세요 더 많은 초원과 한반도의 역사를 알고시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