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 자기만의 방, 3기니

하필 책태기가 올랑말랑할 즘에 (내 기준) 이 난해하고 읽기 힘든 책을 집어들었고, 그래서 근 한달만에 읽어내면서 책태기를 벗어나려 노력하고 있는 요즘

.

버지니아 울프는 너무나 시대를 앞서간 여성이었고, 지금 읽어도 그녀의 인사이트는 21세기 한국을 살아가는 이대남들의 것보다 (비교자체가 죄송함) 훨씬 앞서가는 것이어서, 전쟁통엔 실컷 여성을 노동자로 부려놓고 전쟁이 끝나니 여성은 남성보다 부족하다, 그들의 일거리를 빼앗아 남성에게 주자, 여성은 가정으로 돌아가라는 언론과 남성들의 주장과 멍청함에 울화통이 끝없이 터져버렸을 생각을 하면…

.

자기만의 방의 마지막 부분은 상당히 감동적이다. 옆에 있다면 울프 동지! 라고 외치며 끌어안고 싶을만큼. 단지 같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연대하고 싶어지게 만들 만큼.

.

이제 세계 어딜가도 여성 전문직이 넘쳐나고 있다. 여성 정치인, 의사, 판검사, 변호사, 파일럿, 우주비행사 등 남성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내는 여성들을 보며 아마 버지니아 울프는 크게 기뻐하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