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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각배를 타고 홀로 고기잡이하는 노인이었다.
자기전에 가볍게 읽어볼까 하고 집어들었다가 단숨에 읽어버렸다. 짧고 간결하지만 생동감 있는 문체, 헤밍웨이의 힘이다.
산티아고는 평생을 어부로 바다를 일터로 삼아 살아오며 많은 물고기를 잡아왔지만 바다를 경쟁자로 여기지는 않았다. 바다에 사는 물고기와 거북을 사랑하고, 바다새를 사랑했다. 그가 물고기를 잡는 이유는 자연의 순리 때문이다. 동물성 플라크톤이 식물성 플라크톤을 잡아먹고, 작은 물고기가 동물성 플라크톤을 잡아먹고,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 먹고 살아가듯이 그저 자연의 이치대로 살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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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와 엄청난 크기의 청새치의 결투는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산티아고가 획득한 청새치를 두고 벌이는 상어떼와의 결투 장면 또한 웬만한 영화의 긴장감 못지 않다. 나이를 뛰어넘는 사랑스러운 소년 마놀린과의 우정은 아름답다. 여전히 사랑받고 널리 읽히는 이유가 납득가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