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무엇인가, 우린 무엇을 위해 사는가, 삶은 정말 죽음보다 행복한가.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의 중반부에서도 결말에서도 ‘죽음’은 중요하게 다뤄진다. 수도원 안의 친구가 죽고 난 후 그 죽음이 ‘학생들의 모든 행위와 언어를 부드럽게 하기도 하고, 어루만져주기도 하고, 또 살며시 에워싸기도’ 하는 기묘한 광경. ‘싸움이나 노여움, 야단법석이나 웃음도 모두 자취를 감추’게 함으로써 무거운 존재감을 드러내는 ‘죽음’. 죽음 앞에서 사람들은 작아지고 압도된다. 매일같이 죽음을 목격하고 싶진 않지만, 죽음이 멀어질수록 우리는 용감해지고 어리석어지고 좁아진다. 죽음을 기억하며 사는 삶, 떠나간 삶을 계속 어루만지며 살아가는 삶은 그렇지 않은 삶과 확실히 다를 것이다. 그래서 더 잘 살기 위해, 죽음 곁에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