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어 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 우리나라에서 시행한 한자녀 정책의 대표 슬로건이다. 한국에서는 80년대 이후 자취를 감춘 이 정책이 중국에서는 비교적 최근인 2010년도까지 시행되었다고 한다. 소설 개구리는 중국에서는 ‘계획생육’이라 불린 산아제한정책 아래 비뚤어진 인간의 욕망과 다양한 인간군상을 다룬 소설이다.
소설 개구리는 주인공인 작가 커더우가 스승인 스기타니 요시토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한다. 그의 고모 왕신은 한때 마을에서 가장 존경받는 산부인과 의사였지만 중국의 계획생육정책이 시행되자 아이를 낳은 여성에서 무동의 루프를 시술하고 둘째아이를 갖은 집안을 찾아가 낙태를 강요하는 등 무자비한 공산당의 실무자로 변모한다.
소설을 중반까지는 앞뒤가리지 않고 당의 정책을 따르는 고모의 행동이 무섭고 소름돋았다. 두번째 아이를 임신한 가정을 찾아가 낙태를 종용하고 거부할 경우 마을까지 풍비박산내고 마는 그녀. 그러나 소설을 다 읽고나니 도무지 정상인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간악한 인간들의 민낯에 씁쓸해졌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까웠다. 모순적인 제도 앞에 인간의 삶이 얼마나 피폐해지고 고통받게 되는지 절절히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작가 모옌은 필명으로 ‘말하지 않는다.‘라는 뜻을 가졌다고 한다. 그만큼 글로서 자신의 신념을 전하겠다는 작가의 확고한 의지가 느껴졌고 소설 개구리로 중국 최초로 노벨문학산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처음에 분량의 압박이 있었지만 책장의 넘기는데 어려움이 전혀 없었다. 가부장적 유교사상, 남아선호 등 비슷한 문화권의 국가로서 공감이 많이 가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