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너무 눈에 많이 띄었던 책이었지만 왠지 편견이 있어서 읽기 싫었는데, 민음사 유튜브에서 추천하는 걸 보고 갑자기 너무 읽고싶어져서 급히 사서 산 날 다 읽어버렸다. 아무리 경장편 소설이라지만 나 너무 갈대같은 마음인것 아닌가.
작가와 주인공의 이름이 같은 자전적 소설, 문지혁은 미국에서 초급 한국어 강의를 하는 시간제 교수이자 미국에서의 데뷔를 꿈꾸는 작가 지망생이다. 참 이중적으로 느껴지는 위치인데도, 교수로서의 강의 내용과 주인공의 자아 고민과 과거 회상이 아주 절묘하게 만나 어마어마한 시너지를 낸다. 짧은 단상들로 이루어진 것 같은 내용이 이어지며 깊은 감동을 준다. 마음에 꽂히는 문장들이 너무 많아서 체크를하며 읽다가 끝내 작가의 말에서까지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작가가 정말 글을 잘쓴다. 일상의 이야기로 깨달음을 풀어내는 재주가 엄청나서 질투까지도 안나고 어떤 경지에 오른 사람같다. 얼른 중급 한국어도 읽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