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 않는 눈이 내리는 디스토피아 설정의 소설인데, 사실 그 나름대로 적응해 살고 있으니 디스토피아까진 아닌가? 주인공들이 살고있는 백양시는 눈 폐기시설이 지어져 많은 사람들이 떠난 기피지역이다. 주인공 ‘모루’는 눈 폐기 시설에 취업하여 일하고 있고, 얼마 전 연락이 끊긴 이모의 행방을 쫒는다. 중학교 동창이었던 ‘이월’이 이모의 행방불명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비밀을 알아내려 고군분투…뭐 이런 내용인데 중학생 시절부터 처음으로 녹지않는 눈이 내리던 때, 엄마와의 마지막 등등 과거 회상이 모루와 이월의 시점에서 번갈아 가면서 나온다. 주인공들의 성별은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난 둘 다 여자라고 생각하고 봤다. 근데 이월이는 남자일수도…? 보기 나름인 것 같다.
뭔가 두 친구의 미묘한 우정을 넘어선 애정어린 따뜻한 관계가 이 소설의 주제인 듯 한데 사실 난 좀 심심하게 봤다. 스토리가 별 게 없어서 두 사람이 왜 그렇게 애틋하게 생각하는 지 잘 모르겠다. 표지 이미지도 그렇고 눈덮인 배경이 상상돼서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분위기가 형성되긴 했다. 뉴진스 뮤비같은 감성이랄까. 잔잔한 버디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