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육체가 쇠락할대로 쇠락한 노인의 은밀한 성욕에 관한 소설 ‘미친 노인의 일기’. 지금은 ‘페티쉬’라는 단어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 소설이 나올 당시인 1961년에는 꽤나 충격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소설이 일기의 형식을 띄고 있어서 은밀한 노인의 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기가 막히면서 헛웃음이 나온다. 특히 며느리의 발을 탁본을 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란…
소설을 쓴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77세에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 나이에 이런 소설을 썼다는게 대단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작가 본인의 욕망이 소설 속에 투영된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작가의 에로티시즘을 잘 보여주는 소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