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처음부터 시종일관 암담한 분위기와 대화가 지속된다. 마치 ‘디스토피아’ 소설과 같은 느낌이 들지만, 불행히도 이 작품은 실제 콜럼비아의 내전의 역사를 상징화하여 쓴 소설이라는 것이다. 즉, 비극적인 상황이 디스토피아적인 상상력이 아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상상력이라는 점에서 좀 더 마믐이 무거운 것 같다.
처음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독서 모임에서 다른 분이 소개를 해주면서이다. 제목이 강렬했다. ‘청부 살인자’와 ‘성모’라니. 누가 보더라도 너무나 상반 된 두 이미지의 대립 아닌가. 실제 소설에서 청부 살인자들은 살인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도를 한다. 굉장히 아이러니한 상황인 셈이다.
이 소설에서는 ‘복수’라는 것이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다. 그렇기에 살인이나 죽음에 대한 일종의 역치가 굉장히 올라가는 느낌이다. 다시 말해, 복수, 살인, 죽음이 계속 등장하면서 그 말들이 주는 자극이 둔감해지고, 심지어 기본 값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죽음’이라는 것이 이 소설에서는 어쩌면 ‘삶’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깊이 사랑한다’는 게 뭐지? … 그건 죽인다는 뜻이야. ‘깊은 사랑’은 바로 그것에 있는 거지.”
이런 죽음 보다 못한 삶이란, 결국 따지고 보면 이 나라의 역사와 정치체계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이런 의문이 생긴다. 인간의 악함은 선천적으로 생기는 것인가?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인가?
죽음은 삶 보다 나을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