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멋 모르고 읽었던 책이었는데, 그 당시엔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그냥 읽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래서 이 책을 다시 꺼내들었을 때, 조금 기대를 하긴 했었다. 그 때 읽었던 느낌과 생각이랑은 또 다를 것 같아서.
근데 여전히 어렵긴 했다. 예전과 달랐던 점은 내용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것과 싱클레어의 성장 과정에 나를 투영시킬 수 있었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철학적인 내용이 많아서 읽는 내내 스토리 전개 방식이 어려웠다’고 말하는걸 들으면서 격하게 공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내가 읽었을 때와는 상반되게 느껴진 것은, 지금의 나는 데미안이라는 존재를 이해하고, 또 싱클레어처럼 데미안에게서 무언가를 배우고 있었다는 것이다. 서서히 잊혀질 때 쯤 다시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