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에서 성장소설 읽기 테마로 ‘우리끼리 독서모임’을 줌으로 진행한다고 했고, 그 대상 소설 중 하나여서 읽게 되었다. 짧은 소개를 보고, 또 세계문학전집 중 몇 권을 도전해봤지만 아지은 난해한 부분들이 많은 만큼 최대한 짧은 책이었던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골랐다. 배아트리스에게 푹 빠진 마리오의 모습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어떤 이야기를 다루는 건지도 모르고 읽었다. 하지만, 칠레의 역사적 상황과 시인 네루다의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한국의 역사와 비교하기도 하며, 보다 집중할 수 있었다. 전보를 다 외운 마리오의 마음은 그 시절 민중들의 마음이지 않았을까?
실시간 접속을 못하기도 했고, 아무래도 한 권의 책만 다루는 행사가 아니다보니,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덕분에 책 편식없이 한 권의 세계문학을 또 읽을 수 있었다.
– 마리오에게 앨범을 건네주는 랍베의 눈에 깊은 정이 넘쳐흘렀다. “받게, 여기에다가 자네 시를 쓰라고” 천천히 그리고 상큼하게 홍조가 가시지 시작했다.
– 하지만 칠레는 물자 부족이 심각해졌고, 국민들은 분노하였다. 트럭은 돌아왔지만 노동자들의 까칠한 얼굴에는 미소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 마리오가 나올 때 군인이 물었다. “이상없어?” “네.” “엉, 우체부 모자를 썼네?” 마리오는 머리카락을 확실히 덮었는지 확인하드 몇 초 동안 모자를 매만졌다. 그리고 냉소적으로 모자를 푹 눌러썼다. “앞으로 머리는 모자나 이고 가는 데 써야겠죠.”
– “무덤 파는 건 좋은 직업이라네, 마리오. 철학을 배우니까.”
– “오늘 선생님께 스무 통도 넘는 전보가 왔어요. 가져오려했지만 집이 포위되어 있어서 돌아갈 수밖에 없었죠. 제가 한 짓을 용서해 주셔야 해요.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무슨 일을 했는데?” “전보를 다 읽고 외웠어요. 구두로 전해 드리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