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고 음울하면서도 상처받은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학생 필독서 목록으로도, 독서모임에서 서평을 공유할 때도 꼭 손꼽히는 책이지만 호불호는 많이 갈린다. 일본 문학 자체가 원래 호불호가 좀 갈리지만 특히 인간실격이 호평과 악평을 동시에 듣는 이유는, 이 책을 깔끔하게 읽고 덮을 사람이 몇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요조에 이입할 수 없는 사람은 이 책을 불쾌해하고 요조에 이입하는 사람은 자신 내면의 꺼름칙한 면을 마주해야 한다. 둘 다 유쾌한 기분으로는 당연히 읽을 수 없다.
죄와 벌, 주홍 글씨와 같은 소설들부터 카프카의 소설들까지, 주연들에게 완전히 이입하지 못하거나 우울해지고 비판적인 눈길로 바라보게 되는 문학은 많았지만 이 책은 또 색다른 끔찍함과 그로테스크함을 느끼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