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후회, 상처만이 남은 가정. 모두가 힘들고, 우울하며, 아프다.
자신의 방식이 옳다고 믿은 아버지, 그 속에서 제대로 상처를 치유받지 못한 어머니, 그 상처를 오롯이 떠안은 두 아들. 미국의 ‘정상적인’ 가정을 무대 위에 올리며 작가는 이들을 아름답게 그리지 않았다. 어딘가 비틀려있고 신음하고 있으며, 이들의 하루하루는 위태롭기만 하다. 너무도 아프고 참담해서, 해가 뜰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의 여로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유진 오닐의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점을 떠올려본다. 유진 오닐은 칠흑같은 어둠 속의 삶에서 이 어둠에 마침표를 찍어줄 빛을 얼마나 간절히 기다렸을까. 하지만 빛은 누군가 만들어줄 수 없다. 어둠이 끝나고 아침이 시작되기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건, 그 저 그 어둠을 간신히 버티며 일출을 기다리는 것뿐이다. 몸부림치고 애쓴다고 아침이 더 빨리오지 않는다. 체념해야만 아침이 밝아오기에, 빛을 기다리는 인간의 모습은 언제나 슬프고 또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