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아주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미워하는 것, 그 미움이 사랑의 일부이면서도 그 사랑을 미워하는 것, 그 대상이 가족인 것.
개인적으로 어머니 메리의 사연이 가장 안타깝기는 했지만, 가족 4명이 전부 입체적이었고 가슴 아프면서도 이해되는 사연을 가지고 있어서 전부 마음이 가는 인물들이었다.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같이 있지 못하는 모습이 너무 생생하면서도 가슴에 깊이 와 닿았다.
대사 중 유독 말을 취소할께요, 무를께요, 방금 말은 잊어주세요, 등의 말이 많이 나오는데 아픈 말을 쏟아낼 수밖에 없을 만한 관계 속에 놓여 있으면서도 그 말을 인정할 만큼 잔인해지기엔 약하고 서로를 사랑하는 인물들이 나오는 희곡이라 그런 것 같다. 특히 자전적인 이야기를 이렇게 끔찍할 만큼 솔직하게 적어낸 유진 오닐에게 존경심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