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안은영’은 팝콘소설이다. 페이지가 줄어드는 줄 모르고 냠냠쩝쩝 맛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 작가는 이 소설을 오로지 쾌감을 위해 썼다고 했다. 읽을 때는 쾌감인지 몰랐으나 다 읽고 나니 그런 것을 느꼈던 것도 같았다. 적어도 빠르게 줄어드는 페이지를 보며 쾌감을 느꼈음은 확실했다.
뒷표지에서는 이 소설을 ‘본격 학원 명량 미스터리 소설’ 이라고 소개하는데, 그거 전부 받고! 나는 ‘히어로’를 더 얹는다. 장난감 칼과 비비탄 총을 휘두르며 학교를 누비는 히어로 안은영. 물론 안은영이 구하는 것은 온 지구도, 하다못해 도시 하나도 아니고 목련고등학교 학생들일뿐이지만. 그래도 안은영은 그녀가 가진 비범한 (그리고 매우 피곤한) 능력을 마주하고, 그것으로 누군가를 구하는 사람이다. 심지어 그녀 자신은 어떤 대단한 비장함을 가지고 스스로를 영웅화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성가신 능력을 원망하고 매일 욕하면서도 본능처럼 선을 쫓고있는 인물이다. 나는 이런 히어로를 원한다. 가장 평범하고 가장 비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