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에 주말의 명화를 통해 본 “영혼의 집”이라는 영화가 잊혀지지 않았는데, 책이 있다는 소식에 얼른 읽어보았다.
그때의 그 신비로움과 역동적인 면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1930년대쯤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남성중심적인 세상에서 능동적인 여성을 중심으로 하는 소설이다.
칠레의 근대사와 함께하는 트루에바 가문(3대)을 통해 그 험난했던 근대사를 이야기한다.
트루에바 가문의 남자들이 아니라, 그의 부인 클라라, 그의 딸 블랑카, 블랑카의 딸 알바를 통해, 처절했던 근대사를 이야기하면서도, 피를 부르는 복수가 아니라, 그 모든것을 아우르는 용서, 화해를 결말에서 그린다. 그 중심에 할머니 클라라의 신비스러움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관통하면서, 처절했던 현실을 다소 중화? 시키는 느낌도 준다. 이부분이 현실을 소설화 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또한 트루에바 가문이라 말하지만, 가문의 흐름이 딸과 외손녀를 통해 흘러오면서, 극우적 성향을 띠는 블랑카의 아버지 에스테반의 딸 블랑카는 소작농의 아들과 연애를 하여 알바를 낳았지만, 결국 할아버지는 그 손녀딸의 품속에서 죽으면서도 잊지 못한 그의 아내 클라라를 떠올리며 죽는다. 트루에바 가문은 극우 세력의 가장 앞에 있던 할아버지가 세웠지만, 그의 성향과는 정반대인 극진보의 가장 최앞단에 있는 알바와 그녀의 사랑 미겔을 결국 받아들이고, 두 사람의 앞날을 준비하고 변화하는 모습은 결국 원하지 않았지만, 그가 가장 사랑했던 가족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었나 싶다.
책을 읽으며 느낀 아이러니 함은 클라라도 블랑카도, 어머니로써 딸을 정말 잘 돌봤는지는 잘 모르겠다. 블랑카도, 그녀의 딸 알바도, 심지어 클라라 본인도, 시대와 상황에 맞춰 부모가 주는 사랑 속에서라기보다 시대와 상황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삶을 계속 살았던것 같은 느낌을 준다. 생각이나 판단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지만, 결국 딸을 손녀를 끝까지 책임진 것은 재밌게도 에스테반이였기에 말이다.
재밌다. 오래된 영화이지만, 영화도 책도 모두 다 재밌었다.
Good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