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은 그저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다. 어느 날 발밑이 갑자기 폭삭 무너지는 것처럼 우연이라기엔 억울하고 운명이라기엔 서글픈, 그런 일. 그런데 그런 일을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여행은 일상의 부재이고, 재난은 비일상의 극치임에, 둘은 꽤나 닮은 듯 하다. 갑자기 떠나는 여행처럼, 갑자기 닥쳐온 재난처럼, 일상은 아주 갑자기, 난데없이 깨어지곤 했다. 마치 폭삭 무너진 발밑처럼.
요새 팬데믹 때문에 재난에 대한 관점의 환기를 바라며 읽었는데, 덩달아 일상과 여행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너무 재밌어서 진짜 후루룩 봤던 책. 진짜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