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엄마에 관해 서술되어 있다. 자세히 말하면 3년 전 사랑하던 남자친구를 떠나보내고 암에 걸린 엄마를 돌보는 정아의 이야기이다. 이야기가 전개되면 전개될수록 정아의 엄마를 내 엄마라고 생각하며 읽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 엄마도 이렇게 아프면 어떡하지?’, ‘엄마는 안 아팠으면 좋겠다.’라는 막연한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더 책에 공감하고 슬퍼하지 않았나 싶다. 나한테는 엄마가 있으니까. 살면서 수많은 책을 보고 읽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운 적은 별로 없다. 그런 내가 ‘오열’ 정도는 아니지만 몇몇 대목에서 울먹거렸다. 현실에서 너무나도 일어날 법한 내용이라서. 전혀 억지로 눈물을 짜내는 스토리가 아닌데도 엄마가 딸 정미와 정아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 아파서 낯선 미소를 짓거나 무기력해지는 모습을 보면 오열까진 아니어도 눈물이 날 수밖에 없다. 정아의 엄마는 의사의 예상보다 약 4~5개월 더 살긴 하지만, 결국 땅으로 되돌아간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죽음을 상상한다. 누구나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지 않고 더 오래 살고 고통스럽지 않게 죽기를 바란다. 죽음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른다. 사람은 언젠가 다 죽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가족, 친구, 그 외에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아프지 않고 불사조처럼 영원히 나와 함께 하기를 바란다. 그들에게 죽음이 늦게 찾아가기를 바란다. 책에서 정아의 엄마가 차츰차츰 죽음에 다다르는 모습을 지켜보며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소중한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한테 모질게 대했던 것만, 못되게 굴었던 것만 계속 생각난다고 한다. 그런 생각이 덜 나게끔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에게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나에 대한 좋은 생각을 가지고 떠나길 바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