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단편소설집이다. 참 다작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짧은 단편들이 모아져 있어서 시간이 될 때 조금씩 읽으면 좋다.
<크리스마스 선물>
다른 책에서 줄거리를 알고 있었는데 원작으로 읽으니 분위기도 느껴져서 좋았다.
분위기는 제3자가 짐과 델라를 관찰하는 전지적 작가시점. 부부를 향한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따뜻했다.
<구두쇠 애인>
메이지가 판매대 안쪽에서 그를 맞이했는데, 남쪽 바다에 떠내려온 빙산 위로 쏟아져 반짝이는 여름 햇살처럼 차갑고 아름답고 따스한 푸른 눈에는 호기심이 서려 있었다. 328쪽
– 참 예쁘게 표현한 것 같다!
카터는 여점원들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는 그녀들이 사는 집이 대개 간신히 살 수 있을 만한 아주 작은 방 한 칸이거나 일가친척으로 넘쳐 나는 거주지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녀들에게는 길모퉁이가 응접실이고, 공원이 거실이며, 큰길이 정원에 난 산책로이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태피스트리가 걸린 방에 사는 귀부인이 그런 것처럼 여점원도 앞서 나열한 공간에서는 존중받아 마땅한 집주인이다. 332쪽
– 이걸 보면서 완전 한국인데? 생각했다. 그래서 웃겼다
<사회적 삼각관계>
우리는 누구나 각자 하루 일이 끝나면 자신의 이상을 추구해야 한다. 그 이상이 사랑이건 카드놀이건 뉴버그 소스로 조리한 바닷가재 요리건 곰팡내 나는 서가의 달콤한 침묵이건 말이다. 338쪽
이야기 내용과 상관없이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다양한 이상을 존중하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