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말줄임표가 제목에 들어가는 특이한 소설. 언젠가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게다가 사강 이라는 작가의 이름은 왠지 촉각과 청각과 시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것이다.
이 소설은 삼각관계에 집중한다. 폴과 로제, 그리고 시몽.
특이했던 건, 폴이 여자, 로제가 남자라는 것.
처음에 읽다가 몇번이고 되돌아갔다.
남자이름, 여자이름이라는 선입견에 나도 깊이 빠져있었던 것이다.
감각적인 문체와 심리에 대한 뛰어난 통찰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20대때 연애를 하기 전, 또는 썸을 탈 때 읽었으면 더 가슴에 와 닿았을 것 같다.
재미있는건 폴이 39살로 나오는데, 상당히 원숙한 여자로 그려진다는 것.
그 당시의 서른아홉과 2020년의 서른아홉은 단어의 발음은 같아도, 울리는 진동은 다른 것 같다.
시몽이 가엾게 여겨지는, 하지만 이런 사랑도 한번쯤? 상상하게 하는 장면도 곳곳에 있다.
사랑의 끝이 어떠할 지 짐작하면서도 그 순간순간을 위해 살아가는 인물들을 표현하는 위태로우면서도 아름다운 문장들이 돋보이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