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

시리즈 세계문학전집 38 | 서머싯 몸 | 옮김 송무
출간일 2000년 6월 20일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재미나서 깜짝 놀랐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부터 책꽂이에 꽂혀 있던 책들.

제인 에어, 달과 6펜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죄와 벌………..

한 대 맞으면 족히 사흘은 기절할 수 있을 정도의 두께를 자랑하던 전집들.

초등학생이 감히 읽겠다는 엄두도 낼 수 없는 포스를 지녀서 늘 바라만 보며 제목만 익숙했던 그들.

그래서 나는 그것들을 전부 읽었다고 믿으며 지내왔더랬다.

읽었다 믿었지만 책을 열어보지도 않았던 그 책 ‘달과 6펜스’를 드디어 읽어버렸다.

화가 “고갱”에게 영감을 얻어서 쓴 작품.

고갱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다면 소설이 아니라 전기문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인물의 묘사가 탁월했다.

일반적으로 고전이 인간 세상의 보편적인 가치나 인간 본성의 내면을 다룬다면

달과 6펜스는 ‘예술’ 을 이야기하기 위해 인물을 내세운 느낌.

그래서 약간의 상상력과 주인공의 예술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수고가 필요하다.

 

가정과 좋은 직장을 버리고 뒤늦게 화가가 된 사람.

자신의 그림에 대한 프라이드는 있지만

당당하게 세상에 나서서 그림을 팔지 못하는 예술가.

그를 매료시킨 원시 자연의 모습에 파묻혀 마감하는 그의 삶이 편안해 보이진 않았지만

“예술가” 에 대한 이해의 폭이 조금 넒어질 수 있었던 계기를 마련해준 책.

예술에 대해, 고갱에 대해 ​알고 싶다면 선택해도 좋겠다.

고전이 어렵다는 편견이 있다면 ​

크게 겁먹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할 수 있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