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내내 화자와 나는 가장 가까운 친구 사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오랜 친구와 긴 만남을 가진 기분이 들었다. 길고 긴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그런 기분.
장강명 작가의 섬세한 문장에 깜짝 놀랐다. 정말 누군가와 대화하는 기분이 들었고 그래서 술술 읽힌다. 이런 책을 만나면 기분이 참 좋다. 친한 친구가 생긴 기분이랄까. 믿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친한 친구가 하나 생긴 기분.
“똑같이 하와이에 왔다고 해도 그 과정이 중요한 거야. 어떤 펭귄이 자기 힘으로 바다를 건넜다면, 자기가 도착한 섬에 겨울이 와도 걱정하지 않아. 또 바다를 건너면 되니까. 하지만 누가 헬리콥터를 태워 줘서 하와이에 왔다면? 언제 또 누가 자기를 헬리콥더에 태워서 다시 남극으로 데려갈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워하게 되지 않을까? 사람은 가진 게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어. 하지만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행복해질 순 없어. 나는 두려워하면서 살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