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멀리서 보면 재난 소설, 가까이 다가가 보면 로맨스 소설이다. 급격히 퍼진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들은 죽어나가고,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을 만들어도 새로운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그렇게 한국에서부터 러시아까지 나아간 그들의 이야기다. 류, 그녀의 남편 단, 그녀의 딸 해림, 그녀의 아들 해민. 해림은 바이러스에 죽고, 남편과 해민과 러시아로 떠난다. 단과는 후반부 쯤에 헤어지게 되고, 류와 해민은 단을 찾아 지나와 도리, 미소와 헤어진다.
우선 최진영 작가는 독자를 책으로 빨아들이는 힘이 굉장하다. 책의 페이지 수가 줄어드는 것이 눈에 보일 때마다 아쉬움이 가득 찼다. 하루만에 다 읽었다. 이 책 뿐만 아니라, 얼마전에 읽은 ‘이제야 언니에게’라는 책도 하루만에 다 읽었을 정도로, 독자를 단숨에 매료시킨다. 매력적이다.
나는 최진영 작가의 글이 굉장히 존경스럽다. 독자를 빨아들이는 흡입력, 문장 구사력, 하물며 스토리까지. 약자와 약자들 간의 사랑, 색안경끼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사랑, 슬픈 사랑…. 주로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한 개도 식상하지 않다. 오히려 새롭달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르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