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워낙짧기도 했고 더워서 할일도 없고, 읽고싶던 책이나 많이 읽자.. 라는 생각에 욕심껏 계획을 세웠으나 결국에는 반밖에 채우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도 그중 흡족한 것은 보바리 부인을 읽었다는것…
작년 민음북클럽 가입선물로 선택해 놓고 바라만 보다가 여름방학에 꼭 읽어보리라 마음먹었는데 결국 개학전날 완독할 수 있었다.
처음 200페이지까지는 그냥 그래서 흥미도 없이 그냥 읽어 나갔는데 보바리 부인이 바람나는 부분부터는 흡인력있게 엄청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읽고보니 줄거리는 생각보다 그렇게 파격적이지 않아 실망했는데 500페이지를 다 읽고나서는 플로베르에 대한 찬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로 대단하며 왜 보바리 부인하면서 문학사적으로 많이 거론되는지 알겠더라,,, 특히 김화영님의 번역이 매우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김화영교수의 수필을 읽고 팬이 되었는데 그의 문학적 감수성과 문체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모르겠다. 읽은 후 뒤에 작품해설을 읽어보니 실제 있었던 사실을 모티브로 삼아 소설을 구상했으며 주인공 엠마의 정신적 방황과 불안정함, 성격묘사에 대한 상세한 해설도 참 재미있었다. 보바리즘은 정신적인 불만족이나 현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헛된 망상을 꿈꾸거나 비현실적인 세계를 꿈꾸며 도피하려는 경향을 가진 여성들을 일컫는 용어라고 한다. 문학의 한 주인공이 하나의 이즘을 만들어내기도 한 것이니 이 작품이 세계적으로 문학사적으로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겠다.
21세기에 살고있는 요즘에도 이런 과대망상이나 자기 환상에 빠져 있는 여자들이 존재할테고 그런 여자들의 주변에도 평범한 일상이 있을테고 극중 샤르르 보바리처럼 그런 아내에게 아무것도 모르고 지고지순한 순정을 바치고 있는 남편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씁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