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출간일 2019년 6월 21일

회사라는 게 그래요. 조직에서는 합리적이라고 결정하는 게, 당하는 개인 입장에서는 참 매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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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굴욕이라고 생각하면 굴욕이지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게 굴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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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이, 권력이, 힘없는 사람들을 쫓아내는 거잖아요. 우리한테는 주거권이라는 게 있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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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이 없으면 취업을 못 하고, 취업을 못 하니 경력을 못 쌓고, 이 고리를 어떻게 깨야겠어요? 낮은 데서 시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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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놓친 게 뭡니까? 애초에 뭔가 괜찮은 걸 노려볼 기회가 저한테 있기나 했습니까? 처음부터 컵에 물은 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반 컵의 물을 마시느냐, 아니면 그마저도 마시지 못하느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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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에서는 인간을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는 주체, 이콘이라고 가정한다. 경제학 밖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한다. 진실은 언제나 꼬여 있다. 인간은 이콘이 아니다. 하지만 완전히 아닌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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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재화나 용역이 가치를 갖는 것은 누군가 그걸 만들어 내느라 고통을 참고 정성을 들였기 때문이 아니다. 보석 반지가 비싼 이유는 세공사의 노력 때문이 아니다. 보석의 원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재화와 용역의 가치는 투입한 노동이 아니라 구매자의 주관적인 효용과 공급량, 보완재와 대체재의 가격 같은 요소들에 의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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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열편의 단편들을 “자르기”,”싸우기”,”버티기” 라는 챕터로 나누어 구성했다.
취업, 해고, 구조조정, 자영업, 재건축, 내부고발, 사회약자, 차별, 정규직, 비정규직, 산재, 노조, 알바, 노조, 파업 등의 한국에서 먹고사는 문제의 고단함과 쓸쓸함을 지적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답게, 단편마다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여실히 보여준다.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노동현장, 버틸 수 밖에 없는 이유와 밀어내야만 하는 이유, 각자의 입장차이들도 보여준다.
씁쓸하기만 한다.
소설보다 현실은 더 잔인하고, 매정하므로.

노동 없이 살아가는 이들은 단 한명도 없다.
어떤 이유로든, 어떤 방법으로든, 장기적으로 혹은 단기적으로든 누구나 노동을 한다.
그 속에 행복과 보람도 있지만, 아픔과 고통도 존재한다.
이 책에는 아픔과 고통이 존재하는 노동현실과 사회문제들을 담고 있어 정말 묵직하다.
싸워야만 하는 이들,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산 자들의 이야기가 아릿하다.

지금도 어디선가 살기 위해 싸우고 있을 이들, 자신의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이들이 수없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외면하는 정부와, 이익만을 추구하는 수많은 기업들.

언제쯤이면 평등한 사회가 될까.
언제쯤이면 정당하게 노동의 대가를 인정 받는 나라가 될까.
언제쯤이면 사람이 이익을 위한 도구가 아닌 사람으로 대우 받는 세상이 될까.

읽는 내내 씁쓸했고, 끝맺음을 하고도 오랜 여운과 씁쓸함이 남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