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북클럽에 가입하고 가입선물로 받게 된 책 중에서 처음으로 꺼내든 책이다.
주인공이 ‘벅’이라는 이름의 개인것이 무엇보다 제일 흥미로웠다.
책의 페이지가 넘겨지는 것과 비례(또는 반비례)해서 ‘벅’이 변화해가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 읽는 내내 가장 즐거운 요소 중 하나였다.
아이러니한 것은 벅이 점점 야성에 가까워지고, 문명과 야성 사이에 있는 존재들과 벌어지는 일들을 볼 때마다 우리 사회와 크게 다를 것이 없는 듯해 보이는 것이었다. 인간은 이성의 탈로 야성의 시야를 살짝 가리기만 한 존재가 아닐까.
책의 상당한 양을 차지하는 개들의 행동 묘사와 자연을 묘사한 것 역시 이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였다. 이러한 잭 런던의 수많은 표현을 읽다보면 왜 이 책이 훗날 자연주의와 동물 보호권의 의식으로 이어졌는지 쉽게 유추된다.
인간은 흔히 철이 든다. 우리가 철이 든다는 것은 야성의 시야를 이성의 탈로 가리는 행동이다. 어른이 되어서 철들지 못한 행동을 보이면 왜인지 구박을 받는다. 하지만 어쩐지 철들어가는 나의 모습을 볼 수록 나는 행복해지지 않는다. 벅이 야성의 물음에 완전히 응답했을 때, 벅은 분명히 문명 속에 있던 자신의 모습보다 살아있음을 몇곱절 더 느꼈을 것이다. 인간은 이성으로 양적, 질적 부흥을 이루어냈지만 어쩌면 그 부흥은 착각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야성의 시야를 인정할때야 말로 우리의 이성이 더욱더 빛을 보게 될 수 있는 때이라고 생각하게 된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