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을 느끼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썩 재밌게 읽은 책은 아닌데, 괜찮게 읽었다. 여유가 없다고 책을 잠시 멀리 했더니 더 지쳤던 듯싶다.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책을 처음 제대로 읽었다. 전에 ‘마담 보바리’를 반쯤 읽다 포기하고 영화(1933, Madame Bovary 보바리 부인)를 봤었는데, 책도 영화도 기억은 가물가물하나 머릿속 완독 못한 책들 사이 꼭 기억나는 책으로 남아있다(마저 읽어야 하는데, 하는 마음으로). 얼마 전에 쏜살문고 책들을 몇 권 구입할 때 플로베르의 이름이 걸려 마지막으로 추가 구입하곤 가장 먼저 읽었다. 플로베르는 ‘구호 성자 쥘리앵의 전설’, ‘순박한 마음’, ‘헤로디아’ 순으로 작품을 썼다는데, 이 <세 가지 이야기>가 마지막 미완의 습작(부바르와 페퀴셰)을 집필하다 루즈해질 때 후루룩 쓴 단편이라 한다. 고로 이 작품이 작가 생전에 출판한 마지막 작품이 되겠다.
이 책엔 순박한 마음이 먼저 들어가 있다. 세 편 중 제일 마음에 든 작품이다.
순박하단 단어 하나로 필리시테의 일생을 대체하고, 사랑받지 못한 그녀가 사랑해마지않던 앵무새는 그녀를 하늘로 인도하는 것으로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다. 그녀의 인생이 가여워 착잡했는데,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이 웃기기도 했다. 세 작품 모두 종교와 연결되어 있는데, 어쨌든 사실주의에 가까운 작품이라 마음이 가라앉았다. 천주교인이긴 하지만 독실하지 않아 성경 내용을 잘 모른다. 헤로디아를 무척이나 더디게, 공부하는 기분으로 읽었는데 아직도 한참은 부족하다. 막막…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고,,,,, 구시대의 종말,,,,,,, 성자전이고,,, 고대 로마고,,,, 성경이고,,,, 세례자 요한이고,,, 샬로메고,,, 헤로디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