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인생에는 어떤 언어로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 있는 법이죠.’
하루키는 어느 인터뷰에서, 머리로 해석할 수 있는 건 글로 써봐야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쓰는 사람도 잘 몰라야 그 막연하고 종합적인 이야기를 독자 역시 막연하고 종합적으로 받아들여주기 때문에 각자 나름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고.
이를 문유석은, 작가 하루키는 정물화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가수면 상태에서 끝도없이 지속되는 꿈을 화폭에 옮기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 꿈을 옮기는 필치가 치열하고 꼼꼼하다는 것.
하루키 글에는 살갗과 침샘을 자극하는 생생함이 넘친다. 그는 리얼리즘 문체를 철저하게 구사하며 비리얼리즘 이야기를 펼치는 게 특기라 할 수 있는데, 그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되고 같은 문장이라도 해석이 달라진다. 그래서 하루키의 소설은 시간을 두고 두번 세번이라도 읽고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