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p 밤에는 푹 자고 아침에는 상쾌할까? 어떤 꿈을 꿀까? 길을 걸으면서 무얼 생각할까? 41p 이것이야말로 가슴속에 꼭꼭 눌러서 감추고 감추었던 내 정체다.
146p 나는 지금 현재의, 이 현세의 기쁨만을 믿어. 다음 세상의 심판 따위 나는 전혀 두렵지 않아.
151p 꽃은 시들기 전까지가 꽃인 것이다. 아름다울 때에 잘라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삶의 진리를 말하며, 글을 마친 요조의 나이는 스물일곱이었다. 짧은 글이었는데도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서 나이를 가늠하지 못했는데, 무려 나와 동갑! 극중 요조의 삶이 작가와 많이 닮아있어 수필인가 했는데, 소설이었다.
뒤에 나오는 작품 해설을 읽어보니 다자이 작품은 전기적 사실이 혼재되어 있어 어떤 부분들은 사실로 받아들여도 된다고 하니, 그 중간쯤 어디인가 보다. 요 며칠, 날이 흐렸는데, 책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였다.
책의 끝자락엔 ‘직소’라는 짧은 소설이 등장했는데, 예수와 그의 제자 중 한 명인 유다에 대한 이야기였다. 유다의 1인칭에서 쓰인 글. 기독교가 아니라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그는 열세 명의 제자 중 예수를 배신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