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중대한 순간은 한 번뿐,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1948년 체코 공산혁명 직후 혁명적 낙관주의가 강요되던 시대. 루드비크는 여자친구인 마르게타의 관심을 끌어볼 요량으로 농담 한마디를 엽서에 적어 보내게 된다. ‘낙관주의는 인류의 아편이다! 건전한 정신은 어리석음의 악취를 풍긴다. 트로츠키 만세!’ 악의 없는 이 농담 한마디가 불러온 결과는 루드비크 개인이 감당할만한 크기가 아니였다. 그는 대학에서 트로츠키주의자로 규정되었으며 마지막 희망이었던 제마네크가 그를 당에서 축출해내기를 제안하였다. 아무도 그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고 전원 만장일치로 학업의 지속을 금한다는 의견에 찬성하고 그는 그렇게 대학에서 퇴출되었다.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 권리를 잃음과 동시에 군복무 연기 혜택도 상실하게 된 루드비크는 군에 입대하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는 루치에와의 만남, 이별 그리고 복수. 누구를 위한 복수인지 망각한 채 그는 스스로를 더욱 더 깊은 절망의 심연 속으로 빠지게 되는데…
밀란 쿤데라는 1950년 반공산당 활동이라는 죄목으로 동료작가 얀 트레풀카와 함께 공산당에서 추방 당한다. 이 사건을 모티브로 그의 첫 작품 #농담 이 탄생하게 되지만 그는 고국에서 더이상 문학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자 1975년 프랑스로 망명해 #LaPlaisanterie (농담)을 프랑스어로 발표하며 유명해지기 시작했고 #참을수없는존재의가벼움 #불멸 #사유하는존재의아름다움 #느림 등 다수의 작품을 남기게 된다. 획일적인 사상이 요구되던 전체주의 시대에 인간의 다양성, 사상의 다양성 그리고 관점의 다양성을 이 작품을 통해 실존주의 철학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모든 사건의 원흉은 결국 ‘우리’ 그리고 ‘나’ 자신임을.
루비니크의 찌질함?은 정말 극에 달한다. 시대에 맞지 않은 농담 한마디로 무너진 그의 삶이 안타깝긴 하지만 제마네크에게 향한 그의 유치한 복수극은 차마 편을 들어 줄 수가 없다. 그의 농담과 루치에에 대한 성급하고 서툴렀던 사랑! 루치에는 코스트카로 인해 정신과 영혼이 회복되지만 운명의 굴레는 결국 벗어날 수 없는가보다. 체코의이데올로기와 어두운 역사 속에 처한 개인의 존재가치, 체코 전통 음악에 대한 밀란 쿤데라의 예술적 이야기들이 시대적, 시간적, 인물적 구성이 돋보였던 대단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