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 톨스토이가 당시 러시아 귀족 문화에 대한 비판을 위해서 안나 카레니나를 쓴 것은 맞지만 웃기게도 레프 톨스토이 역시 귀족이며 지주였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검소하고 금욕적인 삶을 살았냐고 하면 아니다. 그는 낭비벽이 심했고 결혼 제도를 증오하면서도 끝내 아내와 이혼하지 않았다. 웃기게도 그의 말로는 아내의 간섭에 못 이겨 집을 가출했다가 감기 걸린 탓에 사망하였다. 그런 탓에 내게는 레프 톨스토이는 그저 입으로만 떠들면서 실천에 옮기지 않은 사람처럼 보이고 안나 카레니나는 그런 사람이 읊는 긴 주저리처럼 느껴진다.
레프 톨스토이가 누군지 알면서 이 작품의 의의를 알게되었지만 오히려 그것이 작가와의 삶과 엄청난 모순이 있다는 것을 아니 더 큰 찝찝함을 남기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바판하고자 하는 대상이 그 누구보다 자신과 닮았다니 이런 아이러니가 어디에 또 어디에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