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상처를 주는 것 같아요.
멀리 있는 사람들은 상처를 줄 수조차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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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배운 수많은 것들 중 가장 고마운 것도 그런 것이었다.
상대가 아픈 이야기를 할 때 쓸데없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어보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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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당연하다고 했잖아요. 노동자로서 싸우는 건.
어떤 거대한 이상도 없는 거라고.
노동자는 신성하지도 특별하지도 않다고.
우리가 싸우지 않으면 더 나빠지니까 살기 위해서 생존하기 위해서 싸우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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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 삶에서 일어났던 소소한 기적을 끊임없이 떠올리며 그때처럼 새로운 삶이 허락된다면 어떨까,누군가에게 무릎을 꿇고 간절히 청하듯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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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승무원이었던 딸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부터 이야기는 시작되고,
불명예 제대한 아버지는 천천히 딸의 죽음과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항공사의 비리와 갑질논란, 군부대 계급 고하로 착취되는 노동력과 사모들의 갑질논란, 지역차별, 취업난, 방산비리, 군부독재 시절 비하,가부장 제도 등의 고질적인 사회문제들을 책 속에 잘 녹여냈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려 본인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고, 결국엔 죽음을 선택한 딸의 마음과 비밀들을 하나씩 알아가며 그녀의 아버지는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마주하게 되고, 그로 인해 변화와 성장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책은 누군가의 성장소설이자, 사회문제를 냉철하게 비판한 책이다.
쉬지 않고 단번에 쭉 읽어 내려간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