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길에 그는 그 성가를 내내 흥얼거렸다. 자연히 작곡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사람이 그 성가를 왜 작곡하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궁금증을 느꼈다. 그런 곡을 작곡한 사람이면 얼마나 넓은 이해심을 가졌을까! 수와 아라벨라 때문에 황당해하고 괴로워하는 자신,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양심의 가책에 짓눌린 자신! 그는 그 작곡가를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그 사람이라면 내가 겪는 어려움을 이해해 주겠지.” 충동적인 주드가 중얼거렸다. 세상 사람들 중에서 내 속을 다 털어놓을 사람이 있다면, 이 작곡가가 바로 그 사람이야. 그도 고통 받고 괴로워하고 그리워하였으리라.
… 그러나 주드가 그를 따라잡기 전에 작곡가는 집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그러자 지금 그를 찾아가는 것이 그에게 편리한 시간인지 아닌지 하는 의문이 떠올랐다. 그는 이왕 이곳가지 왔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먼 데다 오후까지 기다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 판단하고, 그에게 편리한 시간이건 아니건 상관없이 그냥 그를 만나보기로 하였다. 그가 정말 영혼의 사나이라면 예의를 갖추지 못한 방문을 이해해 주리라. 종교를 향해 열려 있던 가슴속으로 교활하게 들어온 세속적이며 불륜적인 열정에 대한 훌륭한 조언자도 되어줄 수 있겠지. – 34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