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가 눈 덮인 다리를 소리 없이 지나갈 때 집안 거실을 비추는 밝은 빛을 바라보는 행복은 라틴어 문법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를 만한 가치가 있었다. 그것은 차가운 공기에서 친근한 난로의 온기와 입맞춤과 미소로 옮아가는 행복이며, 그 난롯가에서는 카펫 무늬와 난로의 받침쇠, 그리고 불 피우는 도구가 물질의 부피와 넓이처럼 비판할 수 없는 ‘제1 관념’이었다.
이런 장면에서 우리가 태어났고, 우리가 선택하는 수고를 알기도 전에 사물은 우리에게 다정한 존재가 되었고, 외부 세계가 다만 우리 존재의 연장인 것처럼 보이는 그런 장면들에서 우리가 느꼈던 편안함과 비교할 만한 편안한 느낌은 없다. 우리는 자신의 존재와 사지를 받아들이듯, 그 편안함을 받아들이고 사랑했다. 25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