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는 그 묶지 않은 책을 들고 다락방이나 하일란트 노인의 자전거를 넣어두는 후미진 헛간에 쪼그리고 앉아 <친화력>의 책장 하나하나를 카드를 섞듯 라스푸틴의 책다발과 뒤섞었다.그리하여 새로 만들어진 책을 절로 웃음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서도 더해가는 놀라움으로 읽노라면, 오틸리에가 우아하게 라스푸틴의 팔에 매달려 중부 독일의 정원을 거닐었고, 괴테는 방탕한 귀족 부인 올가와 썰매를 타고 겨울의 페테르부르크를 통과하며 난행과 난행사이을 미끄럼 타는 것이었다. _ 13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