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네흘류도프는 상인을 독살하고 그의 돈을 갈취한 사건과 관련하여 배심원 자격으로 재판에 참석한다. 공교롭게도 혐의를 받고 있는 세명의 피고 중 한명은 어릴 적 자신이 잠시 사랑했던 카튜샤라는 여인이다. 카튜사는 네흘류도프 이모댁의 하인이 낳은 아이였고 그집 자식도 아니고 하인도 아닌 어정쩡한 대우를 받으면 자란 여인이다. 형식적인 재판과 배심원들의 사소한 실수로 인해 카튜샤는 유죄 판결을 받는다. 네흘류도프는 철없던 시절 자신의 성적 욕망을 위해 카튜샤와 사랑을 했으며, 이로 인해 카튜사가 출산한 아이가 고아원에 입양되었다가 사망했다고 카튜샤가 이모댁에서 쫓겨나 이집 저집을 전전하다가 유곽으로 흘러 들어가 결국 몸파는 신세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던 터라, 더욱 죄책감에 빠지게 된다. 유능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원로원에 항소했으나 판결을 되돌릴 수 없었다. 네흘류도프는 카튜샤가 수감된 감옥에 찾아가 그녀에게 용서를 빌고 결혼을 해서라도 자신의 죄를 용서받고싶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카튜샤의 반응은 냉담하다. 카튜사는 창녀 시절의 남성을 대하듯 네흘류도프를 이용하려는 마음을 갖고 대하다가, 네흘류도프의 진심이 전달되면서 마음을 조금씩 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