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코보 지음, 김난주 옮김
곤충 채집이 취미인 한 교사가 희귀종을 찾아 본인의 이름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해안가의 모래가 많은 마을로 떠난다. 해가 저물어 숙소를 찾으려 하는데, 동네 노인이 숙박을 알선해 준다고 한다. 사내는 노인을 따라 간다. 따라간 곳은 푹 꺼진 모래로 둘러싸인 집이다. 노인은 사내가 내려간 후 사다리를 다시 올렸다. 집에는 과부가 된 젊은 여자가 혼자 지내고 있다. 여자는 매일 매일 모래를 삼태기에 담아 동네 청년들에게 올려준다. 여자의 집이 모래에 묻히면 동네 전체가 모래로 덮힐 거란다. 그리고 올려준 모래를 그들은 어디론가 판매한다고 한다. 여자는 집 밖으로 나가려하지도 않고 부업이라도 해서 라디오 하나 사는게 꿈이라고 한다. 여자와 친밀한 관계가 되어 잠자리도 같이 하게 되고 모래 작업도 돕는다. 하지만, 탈출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여자를 끈으로 묶은 채 노인과 대화를 요청한다. 하지만 노인은 묵묵 부답. 오히려 물이나 음식을 제공받지 못하니, 사내는 다시 모래 작업을 시작한다. 다시 물과 음식이 제공된다. 그러다 로프를 만들어 야음을 틈타 탈출을 시도한다. 40여일 만에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길을 잘못 들어 개들을 깨우고 청년들에게 쫒기다가 푹푹 빠지는 모래늪으로 들어간다. 사내는 청년들의 도움으로 늪에서 나와 다시 여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황당한 스토리다. 노인을 보면 1984의 빅브러더가 생각나기도 하고, 집에 갇혀 주어진 일에만 몰두하는 여자에게는 동물농장의 아둔한 동물 같다란 생각도 든다. 어찌보면 내 삶이 여자의 삶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한다. 가정을 지킨다 또는 자아 실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매일 회사와 집의 왕복. 여기서 벗어나면 큰 일이라도 날 것 같은 두려움. 물론 그 안에도 소소한 희노애락이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