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아이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200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의 도리스 레싱 작품이다.

 

데이비드와 헤리엇은 회사 파티에서 서로에게 첫눈에 반해 결혼을 한다. 그들은 혼전 성관계, 이혼, 산아 제한 등을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굉장히 보수적인 부부이다. 8명 이상의 다산을 꿈꾸는 그들에게는 큰 집이 필요하다. 런던 인근에 큰 저택을 구해 아이들을 하나, 둘 낳아가고 친척들의 방문을 즐기며 하루하루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그들에게 다섯째 아이는 재앙과 같았다.

출산전 부터 헤리엇을 괴롭히던 아이 벤은 이전 아이들과 너무나 달랐다. 엄청나게 힘이 세고 다운증후군 같은 외모에 성격까지도 괴팍했다. 반려견을 죽이기도 하고 형제들을 괴롭히고 정서적으로 불안한 보습을 보인다. 매년 놀러오던 친척들도 이제는 방문을 꺼린다. 행복했던 가정을 송두리채 변화시킨 아이에 대한 고민 끝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요양소에 보내기로 결정한다. 헤리엇은 죄책감과 그리움에 시달리다 요양소에 찾아간다. 요양소에는 가정에서 버려진 몰골이 기괴한 아이들로 가득하다. 그속에서 약물에 의해 죽어가고 있던 벤을 발견하고는 집으로 다시 데려온다. 가족들은 헤리엇을 결정을 비난하고 특히 데이비드와 관계가 더욱 소원하게 된다. 헤리엇이 사랑으로 보살피고자 하나 여전히 가정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는 벤을 불안한 마음으로 학교에 보내고 벤은 근근히 학교 생활을 했다. 벤은 학교에서도 불량스러운 아이들과 어울리며 지내게 되고, 서서히 헤리엇으로부터도 멀어져간다. 벤의 손위 형제들이 기숙학교에 가게되고, 큰 저택이 불량한 아이들의 아지트가 되어버려 데이비드와 헤리엇은 집을 팔 계획을 하고 아지트를 잃게될 벤을 위해 친척들의 주소를 알려주지만 벤은 주소가 적힌 쪽지도 버린 채 떠난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가정도 아이 하나에 의해 처참히 무너질 수 있을 정도로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한 레싱의 의도도 짐작이 간다. 하지만 너무나 극단적인 이야기 전개로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려왔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어느 집안이나 걱정거리를 안고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