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요새 내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한 권씩 가져다 보신다. 독서가 습관이 들지 않아 일 년에 두 권을 읽을까 말까 하는 정도였는데, 최근엔 돋보기 안경을 코 끝에 걸치고 소파에 앉아 열심히 책을 들여다 보신다.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동생은 택배로 책을 자주 주문하곤 하는데, 늘상 기독교 책만 읽는다. 가끔씩 내 방 책장에서 재미있어 보이는 소설 책도 몰래 뒤져보는 것 같다.
나는 비혼주의자다. 결혼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아이를 책임지기 싫기 때문이다. 나 하나 책임지며 살기에도 내 인생에 주어진 기회만으로도 버겁다. 아이가 생기면 얼마 안되는 주어진 기회마저도 잡지 못할 것 같아 불안하다. 그러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내게 딸이 생긴다면? 나보다는 좀 더 나은 인간으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말한 개인적인 이야기의 세 주인공에게 꼭 소개해주고 싶은 책이다.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는 사실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마어마한 블록버스터 장르도 아니다. 그냥 미국의 한 작은 도시에서 일어난 두 여자와 그 주변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인물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에벌린이라는 평범한 여성의 변화에 관한 이야기다.
딸 아이가 생길 지는 모르겠으나, 엄마와 동생은 이 책을 꼭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인생이 좋은 쪽으로 1도 정도 기울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