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서 실격입니다, 당신은. 그 말을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부터 듣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편안해질 것 같다. 내가 저들과 같은 인간이 아니라니, 좀 더 내가 하는 어떤 행위에 있어서도 재지 않고 가볍게 행동할 것 같다. 짐승처럼 본능적으로 삶을 살아간다면, 그것도 나쁘지만은 않으리라. 에필로그에서 그의 향후에 대해 마담은 이렇게 말했다. ‘그 사람의 아버지가 나쁜 거에요. 우리가 알던 요조는 아주 순수하고 눈치 빠르고… 술만 마시지 않는다면, 아니 마셔도… 하느님 같이 착한 아이였어요.’ 그에 대해 잘 몰랐기에, 여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이었을 것이다. 내가 사라지고 난 뒤의 풍경 속의 사람들은 나에 대해 어떤 말을 할까.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들은 참이 아니다. 그들은 나에 대해 모른다. 정작 나도 나에 대해 난해한 것을. 그들이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