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스토리 중심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쫓는 소설과 캐릭터 중심으로 주인공을 이해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루이제 린저의 <삶의 한가운데>는 ‘니나’라는 캐릭터가 소설을 하드캐리하는 후자의 소설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읽었던 캐릭터 중심의 소설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그녀는 자유롭고 주체적이다.
2차 세계 대전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지금에 견주어 봐도 능동적인 삶을 영위한다.
비록 그녀만을 사랑하는 남자를 고통스럽게 하고, 그녀의 언니의 이해를 구하지는 못했지만
그녀가 삶을 살아가는 정신은 그들의 존중을 받는다.
니나는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고민하지만 결국에는 누구에게도 휩쓸리지 않고,
그녀의 판단에서 선택하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간다.
그 누구도 영위하기 힘든 삶의 모습이다.
옳고 그름은 모르겠지만 온전히 그녀의 선택으로 이어지는 삶이기에 미련도, 후회도 없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그렇지만 감히 나도 그렇게 살아가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슈타인의 순애보가 마음 아프기는 했지만, 니나를 속절없이 지켜보는 사랑방식은 약간 답답해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읽어넘기는 언니 역시 아무런 색이 없어 보인다.
덕분에 니나의 강인함이 더 분명해 보일 수 있었다.
고전의 매력은 오랜 시간이 흐르더라도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삶의 한가운데>는 고전의 매력을 가득 담고 있는 좋은 소설이었다.